친구들에게 비밀이 없는 남자친구, 여자친구

 연애는 두 사람만의 일입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친구와 가족이 있고, 일로 만난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는 사람들끼리 이야기하다 보면 사랑, 연애 이야기는 항상 흥미롭습니다. 만나는 사람이 있냐고 묻는 것이 실례가 될 때도 있지만 사적인 관계에서는 연애,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을 때 서로 더 친해진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만큼 연애, 사랑과 관련된 이야기는 사람 간의 사적인 친밀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완전히 배제하고 관계를 맺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대화의 깊이가 어디까지냐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남자친구, 여자친구와 여행을 강원도로 여행을 갔다 왔다, 맛집을 찾았다 정도는 흔히 얘기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경제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도 충분히 화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둘만의 비밀스러운 이야기까지 모두 알고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친구들에게 비밀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강원도로 여행을 가서 스킨십을 어디까지 했는지, 그때의 분위기는 어땠고,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주변 사람에게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단순히 직업 이야기를 넘어 어떤 힘든 점이 있는지,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한 욕까지 늘어놓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애인에게만 말했던 자신의 비밀들을 어느 순간 주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면 굉장히 당혹스러울 것입니다.

어디까지 말했을까

 친구들에게 연애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 두 사람이 직접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제삼자에게 알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기분 나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로 연락이 잘되지 않는 문제로 고민이 많다고 합시다. 친한 친구에게 연애 상담을 하면서 이를 이야기 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라도 ‘누구에게 연락 좀 자주 해주세요’라는 말을 통해 듣거나 싸움 도중에 ‘내 친구들은 다 네가 연락이 유난히 없는 거래’라는 말이 나왔을 때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나빠질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과연 연애 상담이 될 수 있고, 어디까지가 둘만의 비밀로 지켜져야 할지는 나와 상대방의 성향에 따라서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상식적으로 스킨십, 연인의 단점이나 콤플렉스는 보통의 경우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연인과의 스킨십이나 단점에 관해 이야기 하는 남자친구, 여자친구라면 거리를 두시기를 바랍니다. 그 이외의 화제에 대해서는 두 사람 간 대화를 통해 맞춰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친구가 많거나 모임이 잦은 사람

 주변에 친구가 많거나 모임이 잦은 사람은 대체로 연애에 대해서 거리낌 없이 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대로 사람과 사적으로 친밀해지는 데에는 사랑이나 연애 이야기를 하면 사적으로 친밀해지기가 수월합니다. 따라서 주변에 만나는 사람이 많다면 두 사람의 연애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눴을 가능성이 큰 것이죠. 자신의 연애사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성향의 사람이 아니라면 상대방의 성향이 어떤지 파악하고 두 사람의 중간지점을 빠르게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치관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

 연애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이 서지 않은 사람들 또한 주변 사람들과 연애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습니다. ‘남들도 다 이렇게 연애하나’, ‘이게 맞는 것일까’ 고민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종종 데이트 때 남자가 모든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맞나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자라면 모름지기 남자친구의 잦은 회식을 참아주고 양보해줘야 내조를 잘하는 것이냐고 묻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는 연애, 사랑에 대한 가치관이 확실하지 않을 때 나타납니다.

연애를 적게 했는지 많이 했는지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어떤 연애를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지 못했을 때 주변 사람들과 과도하게 연애 상담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내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그런 성향의 사람이라면, ‘제발 나에게 직접 이야기하라’고 다그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이 어떤지 들어주고 차근차근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는 것이 좋을지 진지한 대화를 더 많이 해봐야 합니다.  

자기 생각보다는 이목이 중요한 사람

 문제가 될 수 있는 경우는 바로 자기 생각보다 다른 사람의 이목이 중요한 사람일 경우입니다.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를 자신의 액세서리처럼 여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조심해야 합니다. 그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연애에 대해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것은 단순히 수다쟁이이거나 연애에 대한 가치관이 확고하지 않은 경우가 아닙니다. 연인에 대한 조금의 배려도 없을 때 이런 모습을 보입니다.

 어느 날 연인과 다투다가 상대방이 ‘내 주변 사람들이 다들 내가 아깝대’라고 말한다거나 ‘누구의 애인은 안 그렇던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면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친구들에게 당신을 어떻게 설명하면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을지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사람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당신에게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변화의 여지가 있을까

 친구가 많거나 모임이 잦은 사람, 가치관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은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서 어느 정도 바뀔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남들의 이목이 중요한 사람은 말해도 바뀌지 않습니다. 남자친구, 여자친구를 그저 자신의 부속된 존재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둘만의 사적인 얘기를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순간, 그 발언 자체도 또 다른 곳에서 이야기될 것입니다. 연애와 사랑에 어리숙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이라고 느끼면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제삼자에게 쉽게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당신이 알면 불편할 만한 일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다닌다면 그는 당신을 그렇게 많이 사랑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