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한 번에 몰아서 하면 안되는 이유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크거나 주변에서 좋은 사람이 많다며 주선해주는 소개를 거절하지 않으면 종종 여러 개의 소개팅이 한꺼번에 겹칠 때가 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연속으로 다른 사람을 소개받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점심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소개팅을 하기도 합니다. 최대한 많이 만나다 보면 그중에 가장 마음이 맞는 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소개팅을 몰아쳐서 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물론 많이 만나다 보면 좋은 사람을 만날 가능성은 커집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소개팅을 통해 커플이 된 사람들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생각보다 처음 해 본 소개팅에서 인연을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소개팅은 꼭 많이 한다고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한두 번 만에도 좋은 사람을 만날 여지가 충분하니 만나게 된 인연을 조금 더 소중히 여기면서 소개팅에 진지하게 임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아직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 괜찮을까

 소개팅한다고 해서 두 사람이 갑자기 어떤 특별한 사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고백하고 사귀기로 하지 않는 이상 둘은 아무런 관계가 아닙니다. 요즘에는 썸이라고 하는 단계도 있어서 여러 명의 이성을 동시에 만나는 것도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도 않습니다. 호감이 가는 여러 상대를 한꺼번에 만나더라도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면 누구도 비난하지 않습니다.  

소개팅을 통해 한두 번 만난 사이라면 그 관계에 대해서 훨씬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헤어지면 안 볼 사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자연스러운 만남이 아니다 보니 만나는 것만큼이나 관계를 종료하는 것 또한 칼같이 자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소개팅을 너무 가볍게만 생각해도 되는 것일까요.

 소개팅을 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어야만 하는 조건은 무엇일까요. 나이, 직업, 외모도 아닌 바로 싱글인 상태입니다. 사귀는 사람이 있거나 사귈 가능성이 있는 상대가 있는 사람들은 소개팅을 하지 않는 것이 상식입니다. 소개팅에 나오는 두 사람은 만나는 사람이 없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하며, 더불어 연애를 하겠다는 의지도 있어야 합니다. 싱글이라고 하더라도 연애할 마음이 없다면 소개팅에 나오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소개팅은 원래 알던 사이에서 연인이 되는 것과는 매우 다릅니다. 두 사람 모두 연애를 시작하는데 최소한 예의를 지켜야 합니다.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져보자

싱글이며 연애할 마음이 있다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한 상태에서 만난 두 사람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가 바로 여러 사람을 한꺼번에 만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소개팅을 많이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말 이틀 중에 하루는 새로운 소개팅을 하고 다른 하루는 애프터를 하는 경우를 종종 듣게 됩니다. 소개팅을 한꺼번에 여러 개를 몰아서 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이해가 갑니다.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있을 때 소개팅을 하는 것뿐이며, 여러 개의 소개팅이 들어왔을 경우 만나보지도 않고 한 사람을 고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그렇게 하고 있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아무리 아무런 사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수많은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 면접을 보는 느낌일 것입니다. 연애나 사랑은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해도 감성적인 부분이 훨씬 크게 작용하는 분야입니다. 호감이 있고 없고를 떠나 소개팅 상대가 내일 또 다른 소개팅을 나간다고 한다면 무슨 마음이 들까요. 있던 호감도 사라질 것입니다. 내 상황만 볼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느낄 수 있는 감정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미래의 연애 상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소개팅에 나온 상대방이 미래의 여자친구, 남자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연인 관계는 상호 신뢰를 기본으로 합니다. 연애 전의 상대방의 경험에 대해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소개팅이라는 특정한 계기가 첫 만남이 되는 상황이라면 서로에게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싫을 것 같은 행동은 상대방도 싫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 번의 소개팅을 동시다발적으로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두 사람은 시작부터 삐끗거릴 수 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짝이 될 사람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약간의 긴장감과 불안함을 마음에 가지고 있는 게 좋습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이 좀더 로맨틱해질 것입니다.

예의 없는 사람이 되지 말자

 소개팅이 여러 개가 한꺼번에 들어왔다면 거절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기회를 잃을까, 조급한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아무런 사이가 아니더라도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사람이 참 좋아 보입니다. 먼저 소개팅하기로 한 사람이 있다고 얘기한다면 주선자는 당신을 훨씬 더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할 것입니다. 당신을 좋게 본 주선자는 한 번 거절하더라도 다음에 또 물어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꺼번에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다니는 사람에게는 주변 사람을 소개시해주기가 쉽지 않지만,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을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소개팅 상대들을 비교하다 보면 생기는 일

 소개팅을 한꺼번에 몰아서 할 때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소개팅 상대들을 비교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장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명을 동시에 만나보면 유단히 각각의 단점이 더 도드라지게 보입니다. 상대방의 장점을 보지 못하게 되고,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찾기보다는 누가 더 객관적으로 괜찮은 사람인지 저울질 하기 시작합니다.

 여러명을 한꺼번에 만나다 보면 가장 좋은 사람을 한 명 꼽게 될 것 같지만 전혀 반대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결국에는 이 사람은 외모가 조금 마음에 안 들어서 안되고, 저 사람은 직업이 조금 마음에 안 들어서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단점들만 기억나면서 또 다른 사람을 찾게 됩니다. 이렇게 의미 없고 소모적인 만남을 해서 무엇하나 싶은 때가 올 겁니다. 소개팅은 되도록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는게 좋습니다. 소중한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소개팅에 임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상대방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도 있고, 특별한 매력에 빠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몰아치듯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